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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eads/black box

집권세력이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을 추진하는 이유

by 괴수땅콩 2009. 8. 13.

출처 : http://blog.naver.com/tuna69/50036538985

 

한나라당의 정책위의장인 임태희가 화폐의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단위축소) 구상을 꺼내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한나라당내에서 여기저기 이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1953년 100원 ->1환 으로 바꾸는 디노미네이션이 있었고,  1962년에 10환 ->1원 으로 바꾸는 디노미네이션이 한번더 있었습니다.  또바꾸니까 리디노미네이션입니다.

 

이 리디노미네이션은 한마디로 화폐단위의 축소인데 현재 추진중인안은 2004년에도 말이 나왔던적이있는 1000원을 1원으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싯점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이 다시 이슈가 되었을까요? 경제가 안정화된 시기에는 이 화폐 리디노미네이션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물경제가 안정되어있을때는 그냥 화폐단위가 바뀌고, 여기에 따르는 전산망의 개수, 현금지급기의 교체, 화폐발행의 소요되는자금 등이 비용으로 지불될 뿐입니다.

 

아무것도 변화되는것이 없게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시기에 주로 이 리디노미네이션이 실행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시기에 한나라당등 집권세력이 노리는 화폐 리디노미네이션의 효과는 두가지로 압축될수 밖에 없습니다.

 

 

 

1. 첫째는 인플레이션에대한 감각을 무디게하는 효과입니다.

 

 

50만원하던 쇼파가 1/1000 리디노미네이션이되면  다음날부터는 500원이 됩니다. 그러면 사는사람입장에서 단돈 만원도 깍으려고하던게 인지상정인데 10원만 더쓰시죠? 하면 감각이 없어집니다. 10원이 만원인데 이게 진짜 십원으로 느껴지는겁니다.

 

그래서 리디노미네이션의 원래 긍정적인 효과중에는 인플레이션을 방지한다는 점이 적시되고있는데, 사실 인플레 상황에서는 이게 반대로 작용합니다. 적은단위의 금액들이 절상되어서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것이죠.

 

정치적으로 이러한 리디노미네이션의 효과는 마치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것처럼 보이게해서 집권세력에게 통계상의 도피처를 만들어줍니다. 실정을 감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말입니다.

 

 

 

2. 둘째는 이게 부동산부양책으로 고려되고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부양책과 화폐 리디노미네이션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1953년과 1962년의 화폐개혁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들은 그당시 구권화폐의 현금유동성이 일정기간 틀어막혔던것을 금새 떠올릴 겁니다.

 

화폐 리디노미네이션의 효과중의 하나로 꼽히는것이 숨어있는 자금을 끌어낸다는것인데, 이 숨어있는 현금다발이 과연 실명제하에서 은행권으로 흘러드느냐?  그보다는 시가로 거래되지않는 토지등의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다는것이죠.

 

또 화폐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게 되면, 현물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서 부동산의 급락을 막는 효과도 생각해 볼수가있습니다.  사실은 백약이 무효이지만, 벼라별 아이디어가 집권세력들 사이에서는 다 나오고있는것이죠. 부동산하락을 막기 위해서 말입니다.

 

20억짜리 강남아파트한채가 리디노미네이션이되면 200만원이되니 얼마나 싸보이겠습니까? 그런효과를 노려서 사실 부동산으로 돈이 유입된다든지, 또는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높인다든지 하는 형태로 고려되는거라고 봐야 정확할것입니다.

 

 

 

3. 기타 잡다한 부수효과

 

 

기타 화폐신권의 발행에 있어서 눈에 가시처럼 여겼던 10만원권의 김구선생 도안이라든지 이런것을 백지화하고, 새로 발행되는 화폐에는 뉴라이트들 마음에 드는 이승만이라든가 이런 인물을 집어넣을 구상을 하고있는지도 모르고 (하도 집권세력이 비상식적인 자들이라서 벼라별 생각이 다듭니다) 하여튼...

 

이 신권발행에 관계되는 현금지급기대체수요라든가, 소프트웨어의 교체수요라든가 이사업을 벌여놓으면 엄청난 잇권이 또 창출이 되니 사시를 뜨고 안볼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다시말하지만, 경제가 안정된상황에서는 화폐 리디노미네이션을 해도 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시작되는 상황에서는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더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낳을수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정권은 강부자, 부동산 부자들의 재산을 지켜주기위해서 나라가 망하건 말건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하 고야말,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집착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요번에 발표된 규제해제가 다음달에는 또 어떤식으로 더 진행이될지도 궁금합니다. 아마 지들 나름대로는 효과가있다고 할때까지 계속해서 부동산규제를 풀어댈것이고 결국은 인플레이션을 이끌어 내게 될것입니다.

 

부동산의 아성을 지키기위한 전방위적인 노력, 그 눈물나는 노력이 서민들의 재산을 지켜주기위한 것이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이제 부동산 부자들의 기득권을 지켜주기위해서 화폐개혁도 마다하지 않는 MB정부를 보면서 짐바브웨와 우리나라가 다른것은 몰라도 정치수준은 비슷하지 않나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무슨 이슈가 또 남았을지, 국민들의 불길한 상상력은 매일 나래를 펴게 될것같습니다.